정부가 청년 실업률 증가, 분야별 인력 미스매치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 학사구조를 개편하도록 유도하는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문제는 사업의 선정된 대학의 2017학년도 모집정원에 변동이 예상된다는 것. 이에 따라 해당 대학의 특정 학과 입학을 준비해온 수험생의 입시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이번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의 공학계열 입학 정원은 4429명이 증가한 반면 인문사회 계열에서는 2500명, 자연과학 계열에서는 1150명, 예체능 계열에서는 779명이 각각 감소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건국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한양대(에리카) 등이 포함되면서 이들 주요대학에 지원하려는 고3 수험생들은 어떤 학과가 신설되고 모집인원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 어떤 변화가 있을까.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 프라임 사업 선정된 주요대학, 공학 및 자연계열 정원 증가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프라임 사업으로 인해 인문계열 학생들이 불리해졌다”고 말한다. 인문, 사회, 예체능 분야의 정원을 감축시키고 감축된 정원을 공학계열과 자연과학계열로 이동시켜 해당 모집단위의 정원을 늘리는 방식의 개편이 예상되기 때문.
실제로 건국대는 2017학년도부터 전체 모집인원 중 공학계열로 395명을, 자연과학계열로 126명을 옮길 예정. 공학계열에선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스마트ICT융합공학과 △미래에너지공학과가 신설돼 각각 40명씩을 모집하고 소프트웨어학과는 기존 정원보다 17명 더 늘어난 8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취업에서도 불리한 상황인데 결국 입시에서도 불리한 상황이 됐다”면서 “특히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가 이번 사업에 선정되면서 여학생들 중에서도 문과생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를 신설하고 미래사회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를 아울러 193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전체 정원 중 5.1%에 불과했던 공학계열 비중을 18.6%로 대폭 늘린다. 당장 2017학년도 입시부터 △소프트웨어학부 △ICT융합공학부 △기계시스템학부 등을 신설하고 공학계열 내 7개 학과(부)·전공에서 250명을 더 뽑는다. 성신여대도 모집 정원의 245명을 공학계열로 이동시켜 신입생을 선발한다. △융합보안공학과(70명) △서비스디자인공학과(55명) △청정융합에너지공학과(40명)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 이과 선호현상 심화… 문과생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
이처럼 주요 대학에서 공학계열 모집 인원을 늘리는 대신 인문사회계열의 모집 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당장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의 불안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줄어든 학과 정원으로 인해 인문계열 수험생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에 진학하길 희망하는 고3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교차지원까지 고려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이번에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 중 일부가 인문계열 학생들의 자연계열 교차지원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면서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수학 가형이나 과학탐구 과목에 가산점을 주면 결국 교차지원의 합격 가능성이 낮아질 수도 있으므로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확정된 모집요강을 내놓을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도 당부했다.
인문, 사회 분야 정원이 줄어들고 자연 및 공학계열 정원이 늘어났지만 낙담할 상황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연계열 정원 증가로 자연계열의 경쟁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최근 자연계열 선호현상에 따라 자연계열의 경쟁률이 급등하는 현상도 있어 두 가지 변수가 서로 상쇄작용을 할 것이라는 분석.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취업이 잘된다는 인식 때문에 한 고교는 자연계열 학생만으로도 과반수 이상의 학급을 편성할 정도로 자연계열을 선호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취업 시장에서 자연계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면 사실은 인문계열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오히려 더 수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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